아파트 ‘보이지 않는 하자’도 밝혀 입주민 권리 보호할 것
2026-08-09
[아파트로여] 이정은 법무법인 해강 수석변호사
사용검사 전 하자 인정해 구분소유자 보호한 판례 의미
협상력・대응력 갖추기 위해 많은 입주민 공동대응 필요
하자분야 법령 등 문제점 발견하고 개선하는 역할 기대
아파트 입주자가 건설사를 상대로 하자소송을 하는 것은 입증과 절차가 쉽지 않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말한다. 법무법인 해강의 이정은 수석변호사(41)는 이런 하자소송에서 입주자 편에서 건설사와 맞서고 있다. 이 변호사는 복잡하고 기술적인 분쟁 현장에서 입주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싸우며 구조계산서 미준공 시공 하자를 인정받는 등 유의미한 판례를 이끌어낸 전문가다.
- 어려운 싸움에서 입주자 측에 서서 하자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이유는.
“처음에 인연이 된 쪽이 입주자 측이었다. 입주자 편 업무에 노하우가 쌓이고 전문이 되다 보니 현재는 건설사 측을 대항해 완전히 입주민 편에서 변론하게 됐다. 입주자 편 소송이 품이 많이 드는 쪽이지만 입주자 권익 보호를 위해 새로운 하자 등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주장하는 일이 매력적이다.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건설사 측보다 입주민 측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
- 하자 분야에 발을 들인 계기는.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몸을 담고 있는 법인에서 맡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가 맡게 되는 업무가 점점 많아지면서 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게 됐고 전문 변호사까지 됐다.”
- 공동주택 하자 분쟁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거론된다는 점이다. 건설소송은 건축기술 부분이 많이 거론되기 때문에 건설 부분의 각 전문가가 투입돼 입증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송 진행 과정을 정작 당사자인 입주민들은 상세하게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관계인 상호 간의 소통이 중요한 부분이다.”
- 소송 당사자인 입주자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하자소송은 법원 감정에도 수개월이 걸려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다른 소송보다 오래 걸리는 편이다. 소송 진행 과정이 복잡하고 기술적이다. 입주자들이 건설사와 하자로 다투는 것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입증의 어려움 때문이다. 한 개인이 자신의 집에 하자가 발생한 점을 입증해 건설회사로부터 승소를 이끌어 내기란 비용과 효율 면에서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 주로 다투는 하자 유형은.
“사용검사 전 하자다. 대표적으로 미시공, 변경시공이다. 이러한 하자는 전문가가 감정을 하기 전에는 멀쩡해 보인다. 소위 ‘눈에 보이지 않는 하자’여서 구조물의 하자를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가 훨씬 많다. 예를 들어 타일 뒷면 모르타르를 공극 없이 제대로 붙이지 않았다거나 건물의 방수공사를 규정대로 시공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이러한 하자는 건물의 내구성과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 분쟁에서는 해당 부분이 하자에 해당하는지, 손해배상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다룬다.”
- ‘눈에 보이지 않는 하자’를 인정받은 사례는.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 하자로 인정받은 사례(서울고등법원 2023나2204 5287)가 있다. 1심에서 인정받지 못한 사용검사 전 하자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이끌어 낸 2심 판결이다. 1심은 구조계산서 내용이 설계도서의 지시가 아니라고 봤지만, 항소심은 ‘구조계산서는 설계 하중을 계산하는 등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작성되는 점에 비춰 준공도면을 보충해 하자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구조적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미시공 하자를 인정한 것이다. 타일 뒤채움 100%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다. 1심은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80% 이상만 붙이면 하자가 아니라는 시공사 측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항소심은 위 고시가 집합건물이 통상 갖춰야 할 성능에 관한 참고 자료일 뿐 구속력이 있는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며 벽체 타일 뒤채움 부족은 들뜸, 탈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 부분은 100% 기준으로 하자를 판단하고 보수비를 산정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 이 판례가 어떤 의미가 있나.
“입주자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용검사 전 하자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이를 하자로 인정해 구분소유자들을 두텁게 보호하는 판결을 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2024년까지 1년간 본보에 ‘이정은의 하자이야기’ 칼럼을 실어 하자분쟁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 입주자와 관리주체가 이해하기 쉽게 글을 풀어내 고정 팬층이 형성될 정도였다. 그는 칼럼 기고를 통해 “입주자가 하자에 대응하려면 시설, 건설 하자 내용을 상세히 알아야 한다”며 “입주자와 분쟁 상대방인 시행사, 시공사 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 하자소송 대응을 위해 입주자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개인 한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일지라도 가능한 많은 입주민이 모여 힘을 모아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대의가 대표가 돼 진행되는 현재의 하자소송 형태는 입주민이 충분한 협상력과 대응력을 갖추는 소송이다. 하자소송은 제척기간 내의 빠른 대응과 소송 시작 후에는 인내심을 갖고 하자의 면면을 충분히 밝혀 승소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하자 처리에 있어 관리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역할은.
“입주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모든 입주자가 같은 마음으로 하자 처리에 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입주민들에게 하자 처리 방향, 경과 상황, 건설사와의 최종 결과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모든 입주자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대응해야 한다.”
- 입주자가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아파트 하자소송은 대규모의 집단소송이지만 때때로 입주자와 입주자 사이에도 분쟁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입대의가 자주 교체되고 이로 인해 입대의가 진행한 일을 입주자들이 이해하지 못해 소송이 제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일반분양과 함께 진행된 조합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은 하자소송에 대한 이해관계가 다르다. 조합아파트는 조합이 시행사이자 입주자이므로 조합이 해산되지 않았거나 혹은 해산됐다고 해도 하자소송을 진행하면서 조합원 측과 비조합원 측이 대립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이해당사자가 되는 만큼 공동의 목표(내 집의 안전한 상태 구축)를 갖고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 하자 분야 전문 법률가로서 계획은.
“공동주택 분야는 현재도 계속해 진화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이 아파트에 적용되고 있지만 검증 없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하자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이러한 기술, 현행 법령 등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많은 사람이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작으나마 기여하고 싶다.”
대법, 하자보수청구권 채권양도 절차 정립
이정은 변호사의 ‘판례 PICK!’
이정은 변호사는 아파트 하자소송에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전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하자보수청구권의 채권양도 절차를 진행토록 정립시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9. 5. 28. 선고 2009다9539,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0다28840)을 소개했다.
아파트 측의 하자 대응 절차를 보자. 각 구분소유자 또는 입주민들로부터 하자접수가 되면 입대의가 이를 취합하고 공용부분의 하자는 직접 조사해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요구한다. 대부분의 아파트 건설회사는 CS 센터를 통해 이를 처리한다. 그러나 하자처리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 입주자들은 시행사 및 시공사에 하자보수 및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해 줄 것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해 권리구제를 도모할 수 있다. 이 권리는 제척기간(일정 기간 내에 권리를 행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되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입주자들은 시행사 및 시공사에 기간 내에 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아파트 입대의가 스스로 하자담보추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짐을 전제로 해 직접 시행사·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소송 중 구분소유자들에게서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고 시행사·시공사에게 통지한 후 소를 변경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손해배상청구권 행사 시점이 쟁점이 될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아파트 하자로 인한 하자담보추급권(시행사·시공사에 대한 하자보수청구권 및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구분소유자들의 재산권이고 입대의는 그 고유의 권한으로 위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입대의가 고유한 권한으로 시행사·시공사에 대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소를 제기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무효이고 구분소유자로부터 채권양도를 받아 양수금청구로 소를 변경한 시점에 제척기간 준수의 효력이 있는 이행청구가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변호사는 “이 판결은 손해배상청구권은 공용부분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각 구분소유자들의 재산권이어서 입대의가 고유한 권한으로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이 판례에 따라 현재의 아파트 하자소송에서는 전 입주자를 대상으로 입대의에 대한 청구권의 채권양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그는 “채권양도 절차를 정립시킨 의미 있는 판례”라고 덧붙였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s://www.hapt.co.kr)

